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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번째 어두운 계절 춘분의 14번째 두달(bilunar)의 근지점 날.~
고아를 만드는 자(Orphaner)의 정세가 내가 만나본 그 누구와도 다른 형태를 띄고 있었다. 나는 질투심을 이용해 그자의 신경을 긁어먹고 있다. 이것이 충분한 유희 거리가 되지 못했더라면 꽤나 역겨운 짓이었겠지. 허나, 그 어떤 귀족이 자신의 검은 연인 꾀에 넘어간 붉은 정복에 그같은 경멸을 보이겠는가? 난 어떤 때보다 훨씬 빨랐고, 그 위협은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만일 그자의 불안감이 매력적인 결점을 메꾸지 못하게 했더라면 꼴은 더욱 우스웠겠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그자는 내가 해상의 지8ㅐ자라는 사실을 똑똑히 알고 있을 거다. 나에게 창공을 내어준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오만한 송곳니를 갈아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보람도 없이 그저 보물 지도를 고쳐 좋은 잉크를 낭8ㅣ하는 것 뿐 도리가 없겠지. 그자가 자각했다는 건 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거머쥐어야 해. 듀얼스카(Dualscar) 난 당신에게 원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사실, 당신은 불쾌할 뿐이지. 순혈통의 구혼자가 나를 즐겁게 해주었던가? 그자의 불쾌감이 사회 질서를 대하는 나의 담대한 방식 때문이라면 그자는 아직 나에 대해 무엇하나 이해지 못한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그저 단순히 멍청한 것이겠지. 나는 그자가 내게 던진 표정을 보았다. 그자는 내가 제 생각을 읽을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던 탓인지 그 8ㅐ신자의 얼굴을 숨기는 법을 잊어버린 듯했다. 그자가 던진 말들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쌉싸름한 재담이었다. 처음 내가 붙잡아 온 노예들을 보곤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으리라. 왜 그러지, 듀얼스카. 이 노예들은 이제까진 당신의 노예였지. 8ㅐ들이 부주의하게 흩어져 있어서 전략적으로 아주 나약했거든. 우리의 일상이 아니던가? 우리의 방식이 잖아? 무엇을 보고 있는 거야, 나의 친애하는 키스메시스, 부끄러워? 질투나? 이제까지 알아오던 것이 경멸스러운 건가?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여 줬다. 그녀는 겁에 질려 있었고, 그 모습은 그녀를 더욱 사랑스럽게 하기 충분했다. 그자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8ㅣ웃고 있었지만, 난 블럭 구석에 자리 잡은 그자의 진한 그림자가 혐오감을 좀먹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적어도 그자는 그녀라는 빛이 그 그림자를 8ㅣ췄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어떤 천박한 피를 흘리는지 알아보기 전에 그만 고집 피우지 그래, 후작. 이라고 그게 어떤 짓인지 그만 깨닫지 그래, 고아를 만드는 자. 당신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이 진심으로 이해했다 해도, 당신의 군대가 겜블링넌트에 맞선다는 해도, 그랜드 하이블러드의 농담거리의 축에도 끼지 못할 테니. (하이블러드가 원하는 것이 썰렁한 농담이라면 또 모르지만!) 그리고 모르는 사이, 나는 그녀의 의지를 취할 거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의지를 남겨두었다. 그녀는 나의 시중들고 있었으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떨리는 손이 내 재킷 허리에 있는 첫 번째 단추를 서투르게 풀었다. 나의 조종술과 그녀의 의지 사이의 경계선을 절묘하게 가려졌고, 자신의 통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녀의 두려움을 자극했다. 그녀는 두 번째 단추를 풀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단추 사이에 나는 듀얼스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계속했다. 그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노예의 얼굴을 다시 응시했다. 그녀의 마음은 모든 두려움에 무방비한 항구가 아니리라. 그녀에게 신념이 느껴지지 않는 건 단순히 족쇄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가여운 것. 그녀의 뿔은 참으로 매력적으로 생겼으며, 얽히고설킨 머리카락들 사이에 즐겁게 짝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어느새, 내 페티코트와 피부에 닿았다. 그녀의 살갗이 내 피부에 닿았을 때 그녀의 피부의 온기가 그녀의 피색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를 굳이 보지 않아도, 그녀는 표식이 이미 찢겨나갔어도 말이다. 그녀의 입이 살짝 벌어졌고, 나는 눈을 가늘게 떳다. 아! 극도로 날카로운, 그리고 빠진 것도 없다. 완벽해. 떨리는 입술 안으로 무딘 이를 숨기고 있었다면 얼마나 실망스러웠겠어. 내가 그녀에게 자비를 보이면 그녀의 두려움은 어떻게 될까? 만약, 내가 친절하게 굴어준다면? 이건 완전히 붉은 희롱인가? 사랑이 습격처럼 교활함을 요한다면, 그녀는 그녀의 몸, 마음, 헌신이 그 얼마나 철저하게 조작되었는지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테지.
나는 다시 듀얼스카를 떠올렸다. 내 희롱은 찰나 절대적이었고, 나는 그림자에 대해 물어본다. 그러나 그자는 사라졌다
그래 가봐, 나의 키스메시스. 내가 당신에게 건낸 분노를 안은채. 칠흑같은 분노가 우리를 엮어줄테니. 나는 그자의 선동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내가 그자를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거다. 당신에게 적의에 축복이 가득하길 바라, 친애하는 라이벌이여, 그렇지 않으면 나에게 새로운 적의가 태동할 테니. 당신의 그 감정이 순수한 질투라면, 내가 머물수 없는 선홍색 갈망이라면, 그렇다면 그때는 나는 당신에게 작별을 고하리라.
아아 정말이지, 증오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건 너무나 좋은 일이지. 그래 좋은 일이야, 적어도, 그 자에겐. 그저 그 모든 것을 탐하는 악의가 너무 어리석지 않길.
만일 그자가 그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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